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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개발의 새로운 언어: Move와 Rust

크립토스퀘어 2025. 10. 10. 08:54

블록체인 개발의 새로운 언어: Move와 Rust

 

블록체인 개발자 생태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무브(Move)러스트(Rust) 언어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더리움 기반의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은 오랫동안 솔리디티(Solidity)가 지배해왔다. 솔리디티는 이더리움의 성장을 이끌었지만, 복잡한 보안 문제와 성능 한계라는 그림자도 남겼다. 이더리움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새로운 블록체인들은 러스트와 무브라는 강력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채택하여,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블록체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 글을 통해 솔리디티의 한계가 무엇인지, 그리고 솔라나(Solana)의 러스트와 앱토스(Aptos)의 무브가 왜 블록체인 개발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는지 기술적으로 비교, 분석하고자 한다.


1. 솔리디티의 명과 암: 왜 새로운 언어가 필요한가?

솔리디티는 이더리움 가상머신(EVM)에서 스마트 컨트랙트를 작성하는 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언어다. C++나 파이썬과 유사한 문법을 가지고 있어 비교적 배우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솔리디티는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 자산 관리의 비효율성: 솔리디티는 자산(토큰)을 단순히 숫자 값으로 관리한다. 예를 들어, 계정 A에서 계정 B로 100개의 토큰을 보낼 때, A의 잔고를 100 줄이고 B의 잔고를 100 늘리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이는 '이중 지불(Double Spending)'이나 실수로 토큰을 잃어버리는 등의 보안 취약점을 발생시킬 수 있다.
  • 복잡한 보안 모델: 솔리디티는 개발자가 수많은 보안 취약점을 직접 고려해야 한다. Reentrancy 공격이나 Integer Overflow 같은 취약점은 솔리디티 기반 스마트 컨트랙트 해킹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
  • 낮은 성능: 솔리디티는 EVM의 한정된 성능으로 인해 트랜잭션 처리량(TPS)이 낮고 가스비가 비싸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블록체인이 금융, 게임, 소셜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는 데 큰 걸림돌이 되었다.


2. 러스트(Rust): 솔라나의 성능을 이끄는 언어 

러스트는 강력한 성능과 안전성을 자랑하는 시스템 프로그래밍 언어다. 웹어셈블리(WebAssembly)를 지원하고, 메모리 관리 모델이 뛰어나 솔라나(Solana)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랙트 언어로 채택되었다.

러스트의 기술적 특징:

  • 소유권(Ownership) 모델: 러스트는 변수나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 개념을 도입하여 메모리를 자동으로 관리한다. 이는 개발자가 직접 메모리 할당 및 해제를 관리해야 하는 C++의 복잡성을 해결하고, null pointer와 같은 치명적인 오류를 원천적으로 방지한다.
  • 병렬 처리: 러스트는 '안전한 병렬성(Safe Concurrency)'을 지원한다. 여러 스레드가 동시에 실행될 때 발생하는 '데이터 레이스(Data Race)' 문제를 컴파일러 수준에서 방지한다.
  • 높은 성능: 러스트는 컴파일 언어로서, C++와 유사한 수준의 빠른 실행 속도를 자랑한다. 이는 솔라나가 초당 수천 건의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데 중요한 기술적 기반이 된다.

블록체인에서의 장점:

  • 압도적인 성능: 러스트의 높은 성능과 병렬 처리 기능은 솔라나의 고성능 블록체인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솔라나는 병렬 EVM이라는 독특한 구조를 통해 러스트의 장점을 극대화한다.
  • 강력한 보안: 러스트의 엄격한 컴파일러는 잠재적인 보안 취약점을 개발 단계에서 미리 잡아낸다. 이는 스마트 컨트랙트의 해킹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낮춘다.

3. 무브(Move): 자산 관리에 특화된 언어 

무브는 페이스북(현 메타)의 디엠(Diem) 프로젝트를 위해 개발된 언어로, 이후 앱토스(Aptos)와 수이(Sui)와 같은 새로운 블록체인들이 채택했다. 무브의 가장 큰 특징은 '자산을 최우선으로 설계된 언어'라는 점이다.

무브의 기술적 특징:

  • 자원(Resource) 모델: 무브는 모든 자산(토큰, NFT 등)을 Resource라는 특별한 타입으로 정의한다. Resource는 복제하거나 삭제할 수 없고, 오직 소유자에게서 소유자에게로 '이동(Move)'만 가능하다. 이는 마치 현실 세계의 물리적인 자산처럼 이중 지불이나 소실을 원천적으로 막는다.
  • 형식 검증(Static Analysis): 무브는 코드를 실행하기 전에 바이트코드 검증기(Bytecode Verifier)를 통해 모든 자산이 올바르게 이동하는지, 그리고 보안상 문제가 없는지 자동으로 검사한다. 이는 개발자가 예상하지 못한 오류를 컴파일러 수준에서 방지한다.
  • 모듈성: 무브는 재사용 가능한 코드를 모듈(Module)로 만들어 관리할 수 있다. 이는 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스마트 컨트랙트의 유지 보수를 용이하게 한다.

블록체인에서의 장점:

  • 최고 수준의 자산 안전성: 무브의 자원 모델은 스마트 컨트랙트 해킹의 주요 원인인 토큰 관련 취약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한다.
  • 확장성: 앱토스와 수이는 무브의 병렬 처리 기능을 활용하여 높은 처리량을 달성한다. 무브의 resource 모델 덕분에 충돌하지 않는 트랜잭션들을 찾아내 병렬로 실행할 수 있다.

4. 솔리디티, 러스트, 무브의 비교 분석

특징 솔리디티 (Solidity) 러스트 (Rust) 무브 (Move)
기반 블록체인 이더리움, 옵티미즘 등 솔라나, 폴카닷 등 앱토스, 수이
핵심 철학 EVM과의 호환성 성능, 안전한 병렬성 자산 관리, 안전성
자산 관리 숫자(integer) 기반 일반 변수 특별한 타입(resource)
주요 장점 가장 큰 생태계, 쉬운 학습 압도적인 성능, 높은 보안 최고의 자산 안전성
주요 단점 보안 취약점, 낮은 성능 어려운 학습 곡선 비교적 작은 생태계
 

5. 블록체인 언어의 미래: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솔리디티는 여전히 가장 큰 개발자 커뮤니티와 생태계를 가지고 있어, 그 영향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러스트와 무브는 솔리디티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적 장점을 바탕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한 단계 더 진화시키고 있다.

  • 러스트: 시스템 개발에 최적화된 언어로서, 높은 성능과 안정성이 필요한 인프라 프로젝트(예: 블록체인 자체, 검증 노드)에서 강점을 보일 것이다.
  • 무브: 자산 관리의 안전성이 가장 중요한 금융 애플리케이션이나 게임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결국, 블록체인 개발은 하나의 언어로 수렴되지 않고, 각 분야의 요구사항에 맞는 언어들이 공존하는 '다중 언어(Multi-language)' 시대로 나아갈 것이다. 러스트와 무브의 등장은 블록체인 기술이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