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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와 스테이블 코인 — 암호화폐의 관점에서 본 경쟁·공존·정치학?

크립토스퀘어 2025. 8. 11. 10:18

CBDC와 스테이블 코인 — 암호화폐의 관점에서 본 경쟁·공존·정치학?

 

1.  왜 스테이블코인이 중요한가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스테이블코인은 ‘교량’이다. 비트코인·이더리움 같은 변동성 자산과 현실경제를 잇는 가교로서, 거래매개·결제·디파이 유동성의 기초가 된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USDT,USDC)만 해도 암호시장 내 유동성의 큰 축을 담당한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은 단순 기술물 이상이다. 신뢰의 설계, 준비금 구조, 거버넌스 모델이라는 정치경제적 문제를 내포한다.

2.  스테이블코인 분류와 구조적 리스크

스테이블코인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 법정화폐 담보형: 준비금으로 실제 달러·채권을 보유해 1:1 연동을 유지한다. 투명성·감사가 핵심이다.
  • 암호자산 담보형: 다른 암호화폐를 담보로 과담보화하여 안정화(예: DAI). 시장 충격에 취약하나 탈중앙 속성 강함.
  • 알고리즘형(무담보): 알고리즘·토큰 메커니즘으로 페그를 유지하려 하나, 테라 사태가 보여준 것처럼 붕괴 리스크가 크다.

구조적 리스크는 준비금의 유동성·신용·투명성 문제, 대규모 인출 시 뱅크런(탈중앙 금융에서도 발생 가능), 그리고 중앙화된 발행 주체가 만든 규범의 정치적 사용성이다. 최근 미국 중심의 금융인더스트리에서는 미국 국채기반의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 코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3.  암호화폐 관점에서 본 스테이블코인의 기능과 한계

암호화폐 생태계 시각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유동성 파이프라인’이다. 디파이에서 담보·대출·AMM·파생상품의 결제 단위로 기능하며, 트레이딩과 온·오프체인 브리지에서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 가치가 민간발행자의 신뢰도에 의존하므로, 암호의 본질인 ‘탈중앙 신뢰 최소화’와는 트레이드오프가 발생한다. 즉, 실용성(안정성)은 얻지만, 중앙화·규제의 틀로 들어갈수록 암호철학과 충돌한다.

4.  CBDC와의 관계: 경쟁인가 보완인가

CBDC는 국가가 발행하는 디지털 법정화폐다. 스테이블코인은 민간이 발행한 법정화폐 연동 토큰. 이들은 다음 네가지 관계를 맺는다.

  • 경쟁: CBDC가 널리 보급되면 민간 스테이블의 결제·송금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 특히 소매결제에서 CBDC가 수수료·프라이버시 설계로 유리하면 민간 발행자는 설자리를 잃는다.
  • 보완: 디파이·토큰경제에서 CBDC가 즉시 호환되지 못하는 기능(프로그램 가능성, 글로벌 유동성 집적)을 민간 스테이블가 보완할 수 있다.
  • 대체·하이브리드: 규제친화적 스테이블(준비금 공개·은행 예치)과 CBDC가 상호 연동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현실적이다. 예컨대 CBDC로 결제 정산, 스테이블로 디파이 유동성 제공.
  • 정치적 완충: 일부 국가는 스테이블을 통해 ‘달러화’를 우회하는 대안을 모색한다. 이때 CBDC는 통화주권을 지키려는 도구가 될 수 있다.

5.  정치사회적 분석: 권력·감시·지정학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은 지정학적 의미도 지닌다. 달러 연동 민간 스테이블은 달러화의 디지털 복제본으로 국제결제의 지위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이 발행 규제를 통해 글로벌 스테이블을 통제하면, 다른 국가들은 CBDC로 통화주권을 방어하려 든다. 또한 CBDC의 설계(계좌식/토큰식, 익명성 여부)는 프라이버시와 감시의 준거가 된다. 스테이블은 민간 데이터에 기반하므로 정보가 기업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고, CBDC는 국가가 직접 통제할 가능성이 있다. 두 모델 모두 권력집중의 위험을 안고 있으며, 그 사용은 정치적 목적(제재·자본통제·사회정책)에 활용될 수 있다.

6.  현실적 적용: 금융포용·송금·디파이 연계

실무적으로 스테이블과 CBDC는 다음 영역에서 현실적 가치가 크다.

  • 국제송금: 기존 코르레스은행 경로(송금시 중간에서 연결 역할을 해주는 은행들의 네트워크와 이동 경로)보다 저렴·신속. 다만 규제·AML (Anti-Money laundering:자금세탁방지)문제 해결 필요.
  • 소액결제·마이크로페이먼트: 낮은 수수료와 즉시 정산 가능성.
  • 디파이와 기업재무: 기업의 토큰화 자금운용·스마트컨트랙트 기반 자동결제.
    성공요건은 법적 명확성, 준비금의 투명성(정기감사), 브리지의 안전성이다.

7.  발전방향과 정책 권고

현실적 발전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필요하다.

  • 투명한 리저브 (준비금)규정: 실시간 또는 정기 감사 공개로 신뢰 회복.
  • 인터옵러빌리티(호환성)표준: CBDC·스테이블·L1·L2 간 표준화 프로토콜.
  • 규제 샌드박스와 국제협력: 국경간 규제 조화, AML·KYC 기준 합의.
  • 프라이버시 설계: 최소한의 익명성 보장과 데이터 접근 규칙 정립.
  • 비상대응 매커니즘: 뱅크런·디페그 시 일시적 유동성 지원·페깅 복구 절차.

8.  기술·경제·정치의 삼중합

스테이블코인은 암호경제의 필수 인프라지만, 그 확산은 단순 기술 문제가 아니다. CBDC와 병존하는 미래는 가능성이 크며, 경쟁과 보완이 혼재한다. 핵심은 신뢰의 원천을 어떻게 설계하느냐, 그리고 누가 그 신뢰를 통제하느냐이다. 투명성·표준화·정치적 합의가 마련될 때만 민간 혁신과 공공 이익이 조화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선택하는 설계는 곧 통화권력과 시민 자유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다.

향후 우리가 사용하게될 시스템은 어떻게 진화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