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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넘은 사회 – Web3 게임의 사회학

게임을 넘은 사회 – Web3 게임의 사회학

 

1. 게임은 더 이상 게임이 아니다

 

“이 게임으로 월세를 냈어요.”
“게임 안에서 법안을 제안했어요.”
“내 아이템이 진짜 내 재산이에요.”

이 문장들은 10년 전만 해도 공상과학 소설 속에나 어울릴 법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Web3 게임의 시대에 이 모든 것이 현실이 되고있다.

블록체인, NFT, 토큰 경제, DAO 등 새로운 기술들이 게임 세계에 들어오며
게임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서, 경제·정치·사회가 공존하는 또 하나의 ‘현실’로 진화하고 있다.
바로 이 진화의 중심에 있는 것이 Web3 게임이다.

 

2. P2E에서 G2E로  : ‘노는 것이 일’이 되는 시대

Web3 게임의 시작은 P2E(Play to Earn) 모델이었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하며 토큰을 벌고, 그 토큰을 현실 세계에서 현금화할 수 있었다.

   2-1. P2E의 구조

  • 게임 플레이 → NFT 아이템 획득 또는 토큰 수익 → 거래소에서 현금화

이는 특히 저개발국가 유저들에게 새로운 생계 수단으로 각광받았다.
대표적으로 동남아 지역에서는 하루 몇 시간 게임을 하며
한 달 평균 수입 이상을 벌어들인 사례가 존재했다.

그러나 P2E 모델의 한계도 명확했다.

  • 토큰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성 붕괴
  • 투기성 유저 유입으로 게임 밸런스 무너짐
  • 플레이 자체의 재미 부족

이로 인해 P2E는 “단기 수익 모델”로 치부되기 시작했고,
그 대안으로 등장한 개념이 바로 G2E(Game to Earn)이다.

   2-2. G2E는 무엇이 다른가?

G2E는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을 넘어, 참여와 기여를 통해 가치 창출에 보상하는 구조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활동이 보상 대상이 될 수 있다.

  • 버그 리포트
  • 신규 아이디어 제안
  • 커뮤니티 홍보
  • 유저 간 거래 활성화

즉, G2E는 노동보다는 협력에 기반한 게임 사회 구조에 가까우며
‘게임을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라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3. 게임 세계에서의 정치 실험 – 거버넌스의 진화

Web3 게임의 또 다른 핵심은 거버넌스다.
전통적 게임은 모든 결정이 개발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내려졌지만,
Web3 게임은 유저가 게임의 운영과 방향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거버넌스 참여 방식에는 다음과 같은 형태들이 있다 

  • DAO 운영: 게임 커뮤니티가 자율조직을 구성해 예산과 정책을 관리
  • 제안 시스템: 기능 추가, 밸런스 조정, 마케팅 캠페인 등을 유저가 제안
  • 토큰 기반 투표권: 토큰 보유량에 따라 투표 권한 부여

이 구조는 게임이 정치·사회 실험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일부 게임 커뮤니티는 DAO 내에서 분쟁, 선거, 협약 등이 이루어지며
현실의 정치 구조를 축소판처럼 구현하고 있다.

 

4. 가상자산과 현실사회의 교차점

Web3 게임에서는 유저가 보유한 아이템, 캐릭터, 땅 등이 NFT로 자산화된다.
즉, 유저는 게임 내에서 ‘소비자’이자 동시에 ‘소유자’가 되는 셈이다. Web3 게임의 특징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요소                                                 기존 게임                              Web3 게임

 

아이템 소유권 게임사 소유 유저 소유(NFT)
수익 구조 유저 → 게임사 유저 ↔ 유저, 유저 ↔ 게임사
거버넌스 참여 없음 가능(토큰 기반 투표 등)
지속 가능성 컨텐츠 중심 커뮤니티 기여 중심의 생태계 기반
 

이러한 구조는 게임 경제를 넘어, 현실의 노동·자산·투표 시스템과 연결되는 지점을 만들고 있다.
예컨대, 일부 Web3 게임은

  • 현실 부동산을 가상 공간으로 NFT화
  • 게임 토지의 광고권 판매
  • 실제 기업과 파트너십 체결 등 현실 자산과의 교차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5. 문제점 : 무엇이 이상적인 게임 사회인가?

Web3 게임은 이상적인 유토피아처럼 보이지만, 아래와 같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도 많다.

  • 토큰 이코노미 붕괴: 유저가 늘수록 보상 부담이 커지고, 토큰 가치 하락 가능성
  • 초기 진입장벽: NFT 구매, 지갑 설치 등 일반 유저에겐 진입이 어렵다
  • 규제 불확실성: 게임과 금융의 경계가 불분명해 법적 리스크 존재
  • 사기와 투기성 프로젝트: 초기 수익만 노리고 사라지는 사례도 많다

또한, 유저 간 경제 활동이 활성화될수록
‘부의 편중’, ‘NFT 사기’, ‘봇 사용’ 등 현실의 사회 문제들이 그대로 복제되는 현상도 우려된다.

 

6. Web3 게임의 미래  :  진짜 ‘디지털 사회’로 가는 길

Web3 게임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돈을 벌 수 있어서만은 아니다.
이들 게임은 기존 게임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사회적 관계망을 제공한다.

기존의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는 대개 게임사 주도하에 만들어진 포럼이나 채팅창 위주였다면,
Web3 게임에서는 유저들이 DAO(탈중앙화 자율조직) 형태로 직접 운영, 관리, 토론, 투표, 분쟁 조정에 참여한다.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유저들이 만든 길드가 게임 운영위원회 역할까지 맡음
  • 분기별 수익의 일부를 유저 투표로 ‘커뮤니티 펀드’로 배분
  • 규칙 위반 시 자체적으로 처벌 제안 → 다수결로 확정

이러한 흐름 속에서 플레이어는 단순한 유저가 아니라
“주민이자 정치인, 사업가이자 창작자”의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얻는 심리적 만족은 단순히 "게임에서 이겼다"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내가 만든 제안이 실제 게임 시스템에 반영됐다”,
“내 아이템이 시장에서 가치 있게 거래됐다”,
“내 투표로 보상이 바뀌었다”는 감각은 게이머에게 현실보다 강력한 영향력과 소속감을 제공한다.

이처럼 Web3 게임은 경제적 보상뿐 아니라
심리적, 사회적 보상 메커니즘까지 설계되어 있는 ‘종합 사회 시스템’으로 진화 중이다.

 

Web3 게임은 단순히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는 게임이 아니다.
그 안에는 새로운 사회질서를 실험하고, 실현하는 움직임이 존재한며 미래는 아래와 같이 전망된다.

  • AI + Web3 게임: 유저가 만든 캐릭터가 자동으로 행동하며 수익 창출
  • 탈중앙화 게임 메타버스: 게임 세계가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라 사회·경제 공간으로 확장
  • 실시간 법적 대응 체계 도입: DAO 기반 커뮤니티 내 사법 시스템 마련

그리고 무엇보다, "게임은 가상공간"이라는 인식을 넘어서서
게임이 곧 하나의 사회이며, 정치이고, 경제이고, 일상이 되는 미래가 도래할 것이다.

 

7. 우리는 이미 그 안에 살고 있다

"게임은 현실을 닮아간다"는 말은 더 이상 비유가 아니다.
Web3 게임은 우리의 일, 정치, 자산, 커뮤니티 참여 방식을 다시 쓰고 있다.

게이머는 이제 단순한 플레이어가 아닌 노동자, 유권자, 자산가, 정책 입안자다.
그리고 그 게임 세계는 점점 더 현실을 닮아간다.

현실을 닮은 게임이 아니라, 게임을 닮은 새로운 현실이 펼쳐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