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 블록체인의 오라클 문제와 해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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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러 블록체인의 오라클 문제와 해결책

모듈러 블록체인의 오라클 문제와 해결책

 

블록체인 기술의 최신 패러다임인 모듈러 블록체인(Modular Blockchain)과 그 핵심 과제인 오라클(Oracle)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지난 블로그(9월 16일 : 모듈러 블록체인과 데이터 가용성)에서는 데이터 가용성에 대하여 이야기했고 중복되는 내용도 있으나 관점을 조금 바꾸어 생각해 보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하나의 블록체인이 모든 기능(합의, 실행, 데이터 가용성)을 담당하는 '모놀리식(Monolithic)' 구조를 가졌다. 하지만 이 구조는 확장성 한계에 부딪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모듈러 블록체인은 블록체인의 기능을 여러 개의 전문화된 레이어로 분리한다. 이 과정에서 각 레이어에 데이터를 안전하고 신뢰성 있게 전달하는 오라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이 글을 통해 모듈러 블록체인의 구조가 무엇인지, 왜 오라클의 신뢰성이 중요한지, 그리고 셀레스티아(Celestia)와 같은 주요 프로젝트들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기술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1. 모놀리식 블록체인의 한계: 모든 것을 다 하려다 놓친 것

초기 블록체인은 모든 것을 하나의 체인에서 해결했다.

  • 합의(Consensus): 트랜잭션의 순서를 정하고, 블록을 생성한다.
  • 실행(Execution): 스마트 컨트랙트를 실행하고, 상태를 변경한다.
  • 데이터 가용성(Data Availability): 트랜잭션 데이터를 네트워크에 저장하고,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모놀리식 구조는 이더리움의 높은 네트워크 혼잡과 수수료 폭등이라는 문제를 야기했다. 모든 dApp이 단 하나의 체인을 공유하므로, 특정 dApp에 트래픽이 몰리면 네트워크 전체가 느려졌다.


2. 모듈러 블록체인의 등장: 블록체인 기능을 분리하다

모듈러 블록체인은 블록체인의 핵심 기능을 분리하여 각 레이어가 전문적인 역할만 수행하도록 설계된 새로운 구조다. 이는 마치 스마트폰의 CPU, 메모리, 저장 장치가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며 전체 성능을 최적화하는 것과 유사하다.

  • 실행 레이어(Execution Layer): 트랜잭션을 실행하고, dApp을 구동하는 역할을 한다. 이더리움의 롤업(Rollup)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 합의 및 데이터 가용성 레이어(Consensus & Data Availability Layer): 트랜잭션의 순서를 합의하고, 모든 트랜잭션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셀레스티아(Celestia)가 이 역할을 담당하는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이러한 구조는 각 레이어가 독립적으로 발전하고 확장할 수 있게 하여, 전체 네트워크의 확장성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하지만 여기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 실행 레이어가 합의 레이어의 데이터를 어떻게 안전하게 가져와서 사용할 것인가? 바로 여기에 오라클 문제가 숨어 있다.


3. 모듈러 블록체인에서의 오라클 문제

전통적인 오라클은 블록체인 외부의 데이터를 블록체인 내부로 가져오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모듈러 블록체인에서는 '체인 간의 데이터 전달'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오라클 문제가 발생한다.

  • 롤업의 딜레마: 롤업(실행 레이어)은 트랜잭션 데이터를 합의 레이어에 제출하고, 롤업 자체는 이 데이터가 올바르게 저장되었다는 것을 보장받아야 한다. 만약 합의 레이어가 롤업의 데이터를 유실시키거나, 악의적으로 조작하면 롤업의 상태는 복구 불가능한 위험에 처한다. 롤업은 합의 레이어가 제공하는 데이터가 '가용하고(Available)' '유효하다(Valid)'는 것을 신뢰해야 한다.

이는 마치 중앙 서버에 데이터를 백업하는 것과 유사하다. 서버가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할 것이라는 신뢰가 필요하다. 모듈러 블록체인에서는 이 신뢰를 '코드''경제적 인센티브'를 통해 해결하고자 한다.


4. 셀레스티아(Celestia)의 해결책: 데이터 가용성 증명(DAS)

셀레스티아는 모듈러 블록체인의 합의 및 데이터 가용성 레이어로서, 롤업에게 안전하고 신뢰성 있는 데이터 저장소를 제공한다. 셀레스티아는 독점적인 기술인 데이터 가용성 증명(Data Availability Sampling, DAS)을 통해 오라클의 신뢰성 문제를 해결한다.

기술적 원리: 데이터 가용성 증명(DAS)

  • 데이터 분할: 셀레스티아의 검증자(Validator)들은 롤업이 제출한 블록 데이터를 여러 개의 조각으로 나눈다.
  • 코딩 기술 적용: 이 데이터 조각들은 2D 리드-솔로몬 코딩(2D Reed-Solomon Coding)이라는 오류 정정 코딩 기술을 적용하여 확장된다. 이는 마치 원래 데이터의 사본을 여러 개 만들어, 일부 조각이 유실되더라도 나머지 조각들로 원래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게 하는 것과 같다.
  • 랜덤 샘플링: 이제 경량 노드(Light Node)들이 등장한다. 이 노드들은 블록 전체를 다운로드하는 대신, 블록의 무작위 데이터 조각들만 샘플링하여 다운로드한다.
  • 확률적 증명: 만약 샘플링한 데이터 조각들이 모두 유효하다면, 전체 블록 데이터가 올바르게 저장되었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판단한다. 이 과정을 수많은 경량 노드들이 동시에 수행함으로써, 블록의 데이터가 온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확률적으로 증명한다.

DAS의 혁신적인 의미

  • 탈중앙화된 오라클: DAS는 특정 중앙화된 오라클에 의존하지 않고, 수많은 경량 노드들이 협력하여 데이터의 가용성을 증명한다. 이는 검열이나 데이터 조작의 위험을 제거한다.
  • 보안 강화: 롤업은 이제 합의 레이어의 데이터가 안전하다는 것을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DAS를 통해 '검증'할 수 있다. 이는 모듈러 블록체인 생태계의 보안을 획기적으로 강화한다.
  • 확장성 극대화: 경량 노드들은 무거운 풀 노드를 운영할 필요가 없으므로, 더 많은 사용자가 네트워크에 참여하여 검증을 도울 수 있다. 이는 네트워크의 보안을 더욱 강화하고, 전체 시스템의 확장성을 높인다.

5. 모듈러 블록체인 오라클의 미래

셀레스티아의 DAS 기술은 모듈러 블록체인의 오라클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시작점이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 앞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할 것이다.

  • 영지식증명(ZK-Proof)의 결합: 롤업이 데이터를 셀레스티아에 제출할 때, 그 데이터가 올바른 계산 결과라는 것을 ZK-Proof로 증명하는 기술이 발전할 것이다. 이는 롤업의 유효성을 더욱 강화한다.
  • 다양한 오라클 솔루션: 체인링크(Chainlink)와 같은 전통적인 오라클 서비스도 모듈러 블록체인 환경에 맞춰 진화할 것이다.
  •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강화: 다양한 모듈러 블록체인들이 서로 데이터를 안전하게 주고받는 기술이 발전할 것이다. 이는 레이어 3(Layer 3)와 같은 새로운 개념의 등장을 촉진할 것이다.

모듈러 블록체인의 오라클 문제는 단순히 기술적인 과제를 넘어, 블록체인 생태계의 신뢰와 확장성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문제다. 셀레스티아와 같은 프로젝트들이 제시하는 혁신적인 해결책은 블록체인이 복잡하고 분산된 시스템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신뢰를 구축하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9월 16일 블로그 참조 : 모듈러 블록체인과 데이터 가용성 : 블록체인 확장의 새로운 해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