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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토큰 표준과 기능의 확장: 블록체인, 자산의 한계를 넘어서다

새로운 토큰 표준과 기능의 확장: 블록체인, 자산의 한계를 넘어서다

 

블록체인 생태계의 숨겨진 혁신, 바로 '토큰 표준(Token Standard)'의 진화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블록체인의 전부로 생각하지만, 사실 이더리움 생태계의 폭발적인 성장은 ERC-20, ERC-721과 같은 토큰 표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표준들은 개발자들이 코인을 발행하고 NFT를 만드는 과정을 획일화하여 생태계의 성장을 가속했다. 하지만 이 표준들도 나름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 글을 통해 기존 표준의 한계가 무엇인지, 그리고 ERC-1155, ERC-4907과 같은 새로운 표준들이 어떻게 블록체인의 기능을 확장하고 새로운 활용 분야를 열고 있는지 기술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1. 블록체인의 기본 자산: ERC-20과 ERC-721의 성공과 한계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토큰을 발행하는 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두 가지 표준은 다음과 같다.

1.1. ERC-20: 대체 가능한 토큰의 표준

  • 특징: 대체 가능(Fungible)한 토큰의 표준이다. 각 토큰이 동일한 가치를 가지며, 서로 교환 가능하다. 마치 1000원짜리 지폐가 다른 1000원짜리 지폐와 동일한 가치를 가지는 것과 같다.
  • 장점: 코인, 스테이블코인, 거버넌스 토큰 등을 쉽게 발행하고 거래할 수 있게 하여 디파이(DeFi) 생태계 성장의 기반이 되었다.
  • 한계: ERC-20은 고유한 가치를 가진 자산(예: NFT)을 표현할 수 없다.

1.2. ERC-721: 대체 불가능한 토큰의 표준

  • 특징: 대체 불가능(Non-Fungible)한 토큰의 표준이다. 각 토큰이 고유한 ID를 가지며, 서로 다른 가치를 가진다. 마치 세상에 하나뿐인 미술품이나 특정 부동산 소유권과 같다.
  • 장점: 디지털 예술품, 수집품, 게임 아이템 등 고유한 자산의 소유권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길을 열었다.
  • 한계: 한 번에 하나의 토큰만 전송할 수 있어 비효율적이다. 또한 ERC-20 토큰과 ERC-721 토큰을 동시에 관리하기 어려워, 하나의 스마트 컨트랙트로 여러 유형의 자산을 관리하는 데 복잡성이 발생한다.

2. 새로운 토큰 표준의 등장: ERC-1155, ERC-4907

이러한 기존 표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블록체인 개발자들은 더욱 유연하고 효율적인 새로운 토큰 표준을 제안했다.

2.1. ERC-1155: 다중 토큰 유형의 통합 

  • 핵심: 하나의 스마트 컨트랙트에서 ERC-20(대체 가능)과 ERC-721(대체 불가능)의 기능을 모두 구현하는 표준이다. 마치 하나의 계좌에서 현금과 주식을 동시에 관리하는 것과 같다.
  • 기술적 원리: ERC-1155 컨트랙트는 각 토큰에 고유한 ID를 부여하고, 그 ID에 해당하는 토큰의 수량(amount)을 추적한다. ID가 1인 토큰이 1000개가 있다면 이는 ERC-20과 같은 대체 가능한 토큰이 되고, ID가 2인 토큰이 1개만 있다면 이는 ERC-721과 같은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 된다.
  • 장점:
    • 효율성: 한 번의 트랜잭션으로 여러 종류의 토큰을 한꺼번에 전송할 수 있다. 이는 수수료(가스비)를 획기적으로 절약한다.
    • 간소화: 게임 아이템을 예로 들면, '포션'은 ERC-20으로, '전설의 검'은 ERC-721로 따로 발행할 필요 없이, ERC-1155 컨트랙트 하나로 모두 관리할 수 있다. 이는 개발 과정을 간소화하고 보안성을 높인다.
    • 활용 분야: 게임 산업(다양한 아이템), 디지털 상품권, 그리고 크로스체인 브릿지(여러 자산을 한 번에 전송) 등에서 활발하게 활용된다.

2.2. ERC-4907: 분할 가능한 NFT와 임대 시장 

  • 핵심: NFT를 다른 사람에게 '임대(Lease)'할 수 있게 하는 표준이다. 마치 부동산을 소유권은 그대로 유지한 채 세입자에게 빌려주는 것과 같다.
  • 기술적 원리: 기존 ERC-721 표준에 '만료 시간(expires)'과 '사용자(user)'라는 두 가지 새로운 변수를 추가한다. NFT 소유자는 setUser 함수를 통해 NFT의 사용 권한을 다른 계정에 지정할 수 있으며, 이 권한은 expires에 지정된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사라진다.
  • 장점:
    • 활용성: P2E(Play-to-Earn)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NFT 게임 캐릭터를 소유자에게 임대하고, 게임 내 수익을 분배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고가의 NFT를 구매하기 어려운 사용자들도 P2E 게임에 쉽게 참여할 수 있게 한다.
    • 유동성: NFT를 단순히 '소유'하는 것을 넘어,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연다. 이는 NFT 자산의 유동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 활용 분야: 게임 아이템 임대, 디지털 부동산 임대, 심지어 특정 이벤트나 기간 동안만 사용 가능한 티켓(NFT Ticket) 발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3. 새로운 토큰 표준의 미래: 기능적 확장의 시작

ERC-1155와 ERC-4907은 토큰이 단순히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을 넘어, 특정 '기능''권한'을 가진 스마트한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진화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 웹3 애플리케이션의 복잡성 증대: 개발자들은 이제 다양한 토큰 표준을 조합하여 더욱 복잡하고 흥미로운 웹3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다. 이는 웹2 서비스에 버금가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 현실 세계 자산의 토큰화(RWA): 현실 세계의 복잡한 자산(예: 부동산의 소유권과 사용 권한)을 블록체인 상에서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RWA 토큰화의 핵심 기반 기술이 될 것이다.
  •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 NFT 임대와 같이,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블록체인 위에서 구현할 수 있다. 이는 블록체인 경제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

새로운 토큰 표준의 등장은 단순한 기술적 업데이트를 넘어, 블록체인 생태계의 패러다임 변화를 의미한다. 이는 블록체인이 단순히 금융 거래를 넘어, 우리의 삶과 사회를 구성하는 복잡한 관계와 자산을 디지털화하고 관리하는 인프라로 진화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