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인간의 생존 수단이 아닌, 존재의 방식이었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도구를 만들고, 공동체를 만들었으며, 언어를 만들었다.
하지만 예술은 생존과 무관하게 탄생한 ‘잉여의 표현’이었다.
벽화, 춤, 이야기, 노래… 그 무엇도 생존에는 필수가 아니었지만, 그 무엇도 인간다움에서 빠질 수 없었다.
예술은 언제나 인간의 ‘삶의 방식’이자, ‘존재의 증거’였다.
그렇기에 예술은 기술이 발전할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입어왔다.
카메라가 등장하자 회화는 추상으로 나아갔고, 레코딩 기술은 라이브 음악의 경계를 넘었으며, 인터넷은 아마추어 예술가들을 무대 위로 올려놓았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Web3라는 기술 혁명의 정점에서, 예술의 가치가 다시 쓰이는 시대에 도달해 있다.
예술의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가?
전통적으로 예술의 가치는 '희소성'과 '권위'에서 왔다.
루브르에 걸린 한 작품, 유명 출판사에서 낸 한 권의 책, 대형 기획사의 음악 콘텐츠.
그 안에는 사회적 심미안, 평론가의 인증, 유통 구조의 복잡함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이 이 장벽을 무너뜨렸다. 누구나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고, 글을 쓰고, 인터넷에 올릴 수 있다.
문제는 바로 그 지점이다.
"누구나 창작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아무도 가치로 인정받지 못하게 된 것."
유통은 쉬워졌지만, 보상은 사라졌다.
좋아요, 조회수, 구독자는 있지만, 경제적·사회적 가치로 환산되지 않는 창작의 시대.
Web2는 '창작의 민주화'를 실현했지만, '가치의 탈중앙화'에는 실패했다.
예술과 경제의 오랜 긴장관계
예술은 종종 시장과 거리를 두려 했다.
“예술은 돈으로 평가될 수 없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예술은 언제나 자본에 종속되어 있었다.
후원자, 왕실, 교회, 자본가, 대형 기획사, 플랫폼 기업…
창작자는 늘 누군가의 유통망과 배급망에 의존해야 했고, 그만큼 통제당했다.
디지털 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플랫폼은 창작물을 유통시키는 대신, 알고리즘과 수익 배분 구조로 예술의 가치를 '측정'하고 '분배'했다.
수익은 크리에이터보다 플랫폼에 먼저 돌아갔고, 예술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스포티파이의 틀 속에서 수치화되었다.
Web3는 예술에 무엇을 제안하는가?
Web3는 예술에 단순한 기술 이상의 철학을 제안한다.
그것은 바로 "창작자가 소유하는 세계", "가치를 나누는 구조", "기여가 보상받는 생태계"다.
이제 음악 한 곡, 한 편의 시, 디지털 일러스트는 NFT(Non-Fungible Token)로 발행되어 유일무이한 디지털 자산이 된다.
즉, 창작물은 파일이 아닌 토큰이 되고, 토큰은 단순 보관이 아니라 거래, 공유, 수익 창출의 기반이 된다.
Web2에서 예술가는 '플랫폼의 생산자'였지만, Web3에서는 '자산의 발행자'가 된다.
Web3에서 음악, 미술, 글쓰기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음악
- 음원을 NFT로 발행해 팬과 직접 거래
- 스트리밍 수익이 아닌 보유와 가치 상승 중심
- 청취자가 아닌 공동 소유자로서 참여하는 팬덤
미술
- 디지털 그림 하나가 이더리움 위에서 수억 원에 거래
- 위작 없는 블록체인 인증서 내장
- 전시 없이도 지갑 속에서 소장 가능한 예술
글쓰기
- 한 편의 시, 에세이가 토큰화되어 수익 분배 구조로 연결
- 웹 기반 창작 DAO에서 집단 편집, 공동 보상 시스템 구현
- 창작물이 플랫폼이 아닌 지갑 주소와 연결된 진정한 소유물이 됨
이 모든 변화의 핵심은 단 하나, "예술가가 자기 작품을 소유하고, 그 소유가 경제가 되는 것"
예술은 어디로 가는가
Web3는 예술의 위계를 없애진 않지만, 구조를 바꾼다.
- 기관의 검열 없이도 존재 가능
- 후원자가 아닌 공동체의 선택
- 창작자 중심의 경제 시스템
이제 예술가는 플랫폼의 '노동자'가 아니라, 경제 주권자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더 이상 조회수를 얻기 위해 대중의 취향을 좇지 않아도 된다.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 세계에 들어온 이들과 함께 가치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Web3는 예술의 탈중앙이 아니라, 재인간화다
우리는 지금 기술을 통해 예술을 복원하고 있다.
자본과 플랫폼 사이에서 희미해졌던 창작의 본질을, Web3는 다시 ‘사람의 행위’로 되돌리고 있다.
Web3는 기술이 아니다.
Web3는 창작자가 '존재하는 방식'이다.
예술의 가치란, 그것이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고, 누구에게 소속되며, 어떻게 공유되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Web3는 이 모든 질문에, '창작자 중심'이라는 해답을 내놓는다. 예술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저, 새로운 지갑에 저장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