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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닮은 화폐: 커뮤니티 코인의 부상 화폐는 인간의 삶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단순한 교환 수단을 넘어, 사회 구조, 신뢰 관계, 공동체의 정체성까지 담고 있다. 인간이 만드는 모든 문명은 결국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가'에 대한 집단적 선택의 결과이며, 화폐는 그 선택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기호이자 매개체다. 신뢰의 도구로서 화폐우리는 보통 화폐를 ‘돈’이라 부르며 숫자와 지폐를 떠올린다. 그러나 화폐의 본질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약속이다. 고대에는 조개껍데기나 곡물, 금속 등이 교환 수단이었고, 이는 그 시대 공동체가 인정한 '신뢰 가능한 가치'였다.즉, 화폐는 기술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다. ‘내가 이걸 받으면 다른 사람도 받아줄 거야’라는 믿음이 축적되었을 때 비로소 화폐는 기능한다. 그렇다면, 이 신뢰의 중심이 ..
소셜미디어의 미래는 토큰으로 연결된다 “좋아요” 하나에 기분이 오락가락하고, 팔로워 수에 따라 사회적 지위가 결정되는 시대. 우리는 지금, 인간관계와 경제활동이 디지털 플랫폼 위에서 얽히고 설키는 사회에 살고 있다. 이 거대한 흐름의 중심에는 ‘소셜미디어’가 있다. 그런데 이 소셜미디어의 미래가, 단순한 콘텐츠와 알고리즘의 문제가 아닌 ‘토큰’으로 연결된 새로운 사회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플랫폼의 중세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지금의 소셜미디어는 ‘플랫폼 봉건제’와도 같다. 메타(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X), 유튜브 등은 중세 영주처럼 플랫폼의 규칙을 정하고, 그 위에서 수많은 유저들은 농노처럼 콘텐츠를 생산한다. 창작자는 ‘좋아요’와 ‘조회수’라는 보상을 받지만, 그 보상의 실질적 가치(데이터, 광고 수익, 영향력)는..
내 지갑 속 돈, 언제 디지털 자산으로 바뀔까? 내 지갑 속 돈, 언제 디지털 자산으로 바뀔까?어릴 적, 설날에 조심스럽게 받았던 세뱃돈을 지갑에 차곡차곡 넣던 기억이 있다. 그 지갑은 단순한 가죽 소품이 아니라 ‘나의 부’를 담은 상징이자, 자율적인 첫 경제활동의 무대였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지갑은 점점 가벼워지고 있다. 현금은 스마트폰 속 앱으로, 카드조차 디지털 월렛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 흐름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의 ‘지갑 속 돈’은 과연 언제, 완전히 디지털 자산으로 바뀔까?현금의 종말, 데이터의 시작화폐는 시대마다 그 모습을 달리해왔다. 조개껍데기에서부터 금화, 종이돈, 플라스틱 카드, 그리고 이제는 QR코드와 블록체인으로 이어진다. 돈이란 결국 ‘신뢰의 기술’이다. 사람들이 그것을 가치 있다고 믿는 순간, 물물교환의 불편함을 ..
인터넷은 공짜가 아니다: 토큰 이코노미의 원리와 인간 경제의 새로운 서사 ‘무료’라는 환상우리는 매일 수많은 디지털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한다. 검색, 이메일, 소셜미디어, 음악 스트리밍, 기사 열람, 지도 서비스까지. 그런데 정말 이 모든 것이 공짜일까?경제학자의 눈으로 보면 ‘무료(free)’라는 개념은 현실에서 극히 드물다. 시장에서 무엇인가가 ‘무료’라는 것은, 대체로 그것의 대가가 다른 방식으로 지불되고 있다는 뜻이다. 광고, 데이터, 구독, 시간, 심지어 우리의 주의력까지. 결국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지불한다. 단지 그것이 돈이 아닐 뿐이다.그렇다면 왜 우리는 인터넷에서 ‘공짜’라는 환상에 쉽게 빠지는 걸까? 그리고 이 착각은 디지털 경제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이제 등장하는 ‘토큰 이코노미’는 이 구조를 어떻게 바꿔놓고 있을까? ‘탈중앙’ 시대의 ..
교육 콘텐츠도 NFT로 유통되는 세상 ‘배움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우리는 오랫동안 교육을 학교, 교실, 칠판, 교과서 같은 물리적 장소와 도구로 인식해 왔다. 그러나 이제 ‘교육’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공간에 묶이지 않는다. 스마트폰 하나로 MIT의 강의를 듣고, 세계적인 철학자의 통찰을 유튜브로 접하며, 게임을 통해 수학을 익힌다. 이런 변화는 교육의 근본 성격—지식의 전달과 내면화—은 그대로지만, 그 방식은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음을 시사한다.여기에 NFT(Non-Fungible Token), 즉 대체불가능한 토큰이 등장하면서, 교육 콘텐츠는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NFT 시대 속 교육 콘텐츠가 품고 있는 의미와 가능성, 그리고 그 한계와 우려를 함께 성찰해 보고자 한다. 교육은 인간의 욕망에서 시작되었다 교육은 인간의 가장 오..
중앙이 사라질 때 문화는 더 다양해질까? 문화는 어디서 태어나고, 어떻게 다양해지는가?‘문화’라는 단어는 늘 거창하게 들리지만, 사실 그것은 삶의 방식이다.우리가 입는 옷, 먹는 음식, 듣는 음악, 말하는 방식, 감정을 표현하는 태도, 이 모두가 문화다.그리고 그것은 시대, 장소, 권력에 따라 규범이 되기도 하고 저항이 되기도 한다.문화의 다양화란 단순히 ‘많아진다’는 뜻이 아니다.그것은 기존의 중심을 해체하거나, 새로운 주변이 자립할 때 가능해진다.즉, 누가 중심이냐, 누가 허락하느냐, 누가 유통하느냐가 바뀔 때, 문화는 진짜로 다양해진다. 중앙화의 문화적 권력우리는 오랜 세월 동안 중앙집중형 문화 구조 속에서 살았다.방송사는 어떤 음악이 나올지 정하고,출판사는 어떤 글이 유통될지를 결정하며,영화관은 어떤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보여줄지를 선별했..
크립토와 토큰: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가치’ 언어 ‘화폐는 신뢰다’라는 말, 여전히 유효한가?고대에는 조개껍질이, 중세에는 금화가, 근대에는 종이화폐가, 현대에는 전자신용이 통용되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크립토(Crypto)’와 ‘토큰(Token)’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마주하고 있다. 경제학자이자 IT 전문가의 시각에서 보면, 이 둘은 단순한 기술이 아닌 인간 사회의 경제 철학을 송두리째 재구성하려는 서사다.우리는 지금 ‘돈은 무엇인가’, ‘가치는 무엇인가’, 그리고 ‘신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질문을 다시 쓰는 시대에 들어섰다. 크립토: 신뢰의 재발명‘크립토’는 암호화(cryptography)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자산, 즉 암호화폐의 줄임말로 통용된다. 하지만 그 본질은 단순한 돈이 아니다. 크립토는 ‘중앙 없는 신뢰’를 만드는 기술이다..
출근 없는 사회? 탈중앙화가 만든 ‘노동’의 변화 매일 아침, 왜 우리는 같은 시간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까?‘출근’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시대의 은유다.모든 도시의 풍경이 똑같이 바쁘고, 전철 안 사람들은 서로를 모른 채 밀착해 있고,하루의 시작은 “지각하지 말아야지”라는 강박과 함께 시작된다.이 반복은 단지 물리적 이동이 아니다.‘출근’은 현대 사회에서 노동이 정당화되는 절차이자, 사회적 규율이다.카드 찍기, 근무 시간 기록, 점심시간, 보고서 작성, 상사의 사인...이 모든 행위는 “나는 지금 생산적인 인간이다”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는 일종의 의식이었다.하지만 질문을 해보자.“출근을 하지 않으면 노동은 사라지는가?”“공간이 없으면 성과도 없을까?” 노동은 공간이 아니라 ‘기여’다인류 역사에서 노동은 언제나 생존과 정체성의 문제였다.생산 활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