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체인의 나, 오프체인의 나”
누군가 내게 물었다. "너는 누구인가?" 그 질문에 나는 망설였다. 내 주민등록번호를 대야 하나, 소셜미디어 프로필을 보여줘야 하나. 아니면 이더리움 지갑 주소를 건네야 할까. 지금 우리는 복수의 세계에 살고 있다. 하나는 물리적 현실에 기반한 '오프체인' 세계이고, 다른 하나는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안에서 작동하는 '온체인' 세계다.이 두 세계는 점점 더 얽히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암호화폐, 참여하는 DAO(탈중앙화 자율조직), 구매한 NFT, 스테이킹한 자산, 모두 '온체인' 상의 나를 만든다. 반면, 내가 오늘 무얼 먹었는지, 어디서 일하고 있는지, 누굴 만나는지는 여전히 '오프체인'에 남는다. 이 두 정체성은 어떻게 다른가? 그리고 언젠가 이 둘은 하나로 융합될 수 있을까?1. 정체성..
죽어서도 지갑은 남는다 – 블록체인과 디지털 유산 문제
1. 디지털 자산, 죽음을 넘는가?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남겨진 것은 유품만이 아니다. 지금 우리는 생전에 남긴 디지털 흔적과 자산도 함께 마주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블록체인 기반의 자산(암호화폐, NFT, DAO 지분, 디지털 월렛)은 전통적인 상속 체계와 완전히 다른 문제를 던진다.은행 계좌는 사망 신고와 함께 상속 절차가 진행된다. 그러나 시드 구문(seed phrase:암호화폐 지갑 생성 시 제공되는단어들의 조합으로, 지갑복구와 관련된 모든 키를 생성할 수 있는 마스터키 역할), 개인지갑, 멀티시그(Multisig:2개 이상 서명필요) 키, 그리고 NFT로 남은 유산은 고인의 죽음과 함께 그 존재를 잃을 수도, 혹은 누구도 열지 못한 채 블록에 남아버릴 수도 있다.이제 우리는 묻게 된다."사람..